강의 5-2: 장·절 구분의 역사와 그 함정
오늘날 모든 성경에 인쇄된 장·절 번호는 원저자의 것이 아니라 후대에 인위적으로 부가된 편집 장치입니다. 이 강의는 그 역사를 간략히 살피고, 장·절 구분이 본문 이해를 왜곡하는 대표적 사례들을 짚어 강해자가 이 구분을 상대화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What these 4 minutes give you
- 현행 장·절 구분의 역사적 기원을 설명할 수 있다.
- 장·절 구분이 본문의 논증 흐름을 왜곡하는 대표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
- 설교 준비 시 장·절 구분에 매이지 않고 본문의 실제 문학 단위를 우선하는 습관을 기른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히브리서 12:1
장 구분의 기원 — 스티븐 랭턴
현행 성경의 장 구분은 13세기 초 캔터베리 대주교 스티븐 랭턴(Stephen Langton, 약 1150-1228)이 파리에서 강의하던 시절에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랭턴 이전에도 여러 분할 체계가 있었지만, 그의 구분이 라틴어 불가타 사본에 채택되면서 표준이 되었고, 이후 히브리어·헬라어 성경에도 소급 적용되었습니다. 랭턴의 목적은 적 정확성이 아니라 실용성 — 파리 대학의 강의와 인용에서 본문을 빠르게 지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절 구분의 기원 — 로베르 에스티엔느
절 번호는 그보다 늦은 16세기, 파리의 인쇄업자 로베르 에스티엔느(Robert Estienne, 라틴명 Stephanus, 1503-1559)가 1551년 헬라어 신약성경과 1555년 라틴어 성경에 도입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그는 파리에서 리옹으로 말을 타고 가는 여정 중에 절 번호를 매겼다고 하는데, 이 일화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그 결과물의 성급함은 본문 여러 곳에서 확인됩니다. 예컨대 로마서 8:1의 절 경계는 7장의 논증(과 죄의 관계)과 8장의 논증( 안에서의 자유)이 사실상 연속된 하나의 논증임을 흐리게 만듭니다.
왜곡의 대표 사례
- 창세기 1장과 2장의 관계: 2:4의 "이것이 천지가 될 때에 하늘과 땅의 내력이니"는 많은 학자들이 새로운 톨레도트(계보) 단락의 시작으로 보지만, 장 구분은 이를 1장의 창조 기사에서 완전히 분리시켜 두 기사가 서로 다른 사건인 것처럼 오독하게 만듭니다.
- 고린도전서 12장과 13장, 14장: 사랑장(13장)은 에 관한 12장과 14장 논증 사이에 삽입된 유기적 일부인데, 장 구분이 13장을 독립된 "결혼식 본문"으로 떼어내 오용하는 관행을 낳았습니다.
- 로마서 7장과 8장: 위에서 언급했듯 7:25b-8:1은 하나의 논증 단위입니다.
- 이사야 52:13-53:12: 종의 노래는 52장 끝과 53장 전체에 걸쳐 있는 하나의 시로, 장 경계가 그 통일성을 가립니다.
강단에서의 실천
강해자는 다음 두 가지를 실천해야 합니다. 첫째, 본문을 설교할 때 장·절 번호를 절대적 경계로 취급하지 않고, 반드시 앞뒤 문맥을 원어(또는 최소한 여러 역본)로 확인한다. 둘째, 회중에게 필요할 때 이 역사적 사실을 짧게 알려줌으로써 성경을 "장절 단위의 격언집"처럼 읽는 습관을 교정한다. 이는 거창한 강의가 아니라 "오늘 본문은 사실 지난 장의 논증에서 이어지는 결론입니다" 같은 한 문장으로 충분히 전달됩니다.
In short
- 장 구분은 13세기 스티븐 랭턴, 절 구분은 16세기 로베르 에스티엔느의 실용적 고안물이다.
- 장·절 구분은 영감된 본문의 일부가 아니며 때로 저자의 논증 흐름을 가린다.
- 창세기 1-2장, 고린도전서 12-14장, 로마서 7-8장, 이사야 52-53장이 대표적 왜곡 사례다.
- 강해자는 장절 경계를 상대화하고 항상 앞뒤 문맥에서 본문의 실제 단위를 재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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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on and discussion
- 장·절 구분 때문에 왜곡되어 읽혀 온 본문을 자신의 설교 경험에서 하나 찾아보라.
- 회중에게 장절 구분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이 유익한 경우와 오히려 산만해지는 경우를 구분해 보라.
- 절 번호 없이 본문을 처음 읽는다면 나의 단락 구분은 어떻게 달라지겠는가?